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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그랜저 가죽 시트가 쉽게 변형되는 문제에 대해 내부 조사에 나섰다. 커진 소비자들의 불만과 모터그래프 보도에 따른 것이다.
1일, 현대차에선 그랜저 시트의 변형에 대한 내부 회의가 이뤄졌다. 그랜저 시트는 현대차의 계열사인 D사가 디자인 및 설계 책임을 맡았는데, D사는 다양한 원인 가능성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로 했다.
원인을 찾기는 쉽지 않다. 우선 설계 단계 문제 가능성을 의심 할 수 있다. 시트는 엔진을 제외하면 차에서 가장 비싼 부품 중 하나인 동시에 인테리어에서 가장 눈에 띄기 쉬운 부분인만큼 설계와 디자인 단계부터 내구성 및 변형을 막기 위한 고려가 필수적이다. 이 부분이 조금만 잘못 돼도 불량이 대량으로 발생한다. 형제 차 격인 기아 K7에서는 상대적으로 문제가 적게 발생한다는 점도 신형 그랜저 시트 설계와 디자인 쪽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둘째는 생산 단계의 문제다. 가죽 가공, 열융합, 봉재, 시트 결합 등 여러 단계를 거치는데 이 가운데도 역시 문제 가능성이 있다.
현대차는 D사에 문제를 파악 할 것을 요구했지만 D사는 시트 설계를 맡은 동시에 현대차 계열사로서 여러 업체들로부터 부품을 받아 최종 제품을 제조 납품하는 회사다. 여러 부품 납품업체 입장에선 이른바 ‘갑’인 셈이다. 최종적으로 시트를 제작한 M업체 또한 D사의 자회사다. 따라서 이들에서 문제를 찾기보다는 외주업체나 협력사에 압박이 집중 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D사는 자사의 내부 설계 문제라는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도, 각 협력 업체들에 나가 소재 수급에 문제는 없는지 접합 숙성 기간 등 생산 공정은 정확하게 준수하고 있는지 품질평가를 재실시하고 있다. 또한 당분간 협력 업체 직원이 생산 공장에 상주하면서 제품을 일일히 모니터링하고 일일 보고를 실시하도록 했다.
현대차 내부에선 다음주부터 신형 쏘나타(LF)의 페이스리프트 모델 생산을 개시하고 신형 그랜저(IG) 생산을 줄이면서, 초기 품질 문제를 심도있게 점검 할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초기 생산이 물량이 지나치게 늘어나면서 품질 저하가 발생했다는 평가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출고된 차량의 소비자 불만을 해소할 방법은 여전히 고민이다. 시트는 부품 가격이 워낙 비싸 다량 교체가 불가능해서다.
한편, 이 시트 변형 문제는 유독 그랜저에서만 벌어지는 일은 아니다. 쉐보레와 르노삼성의 가죽시트 변형 문제에 대해서도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쉐보레 말리부의 경우 시트 가운데 부분에 절개가 없고 접착이 아닌 가접 방식을 적용해 가죽 늘어남에 더욱 취약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 시트 업계 전문가는 “현대차 그랜저 가죽 시트와 관련해 일부 불량 제품이 나온 것은 분명하지만, 인터넷 동호회 등에 올라온 사진들 중 상당수는 자연스러운 수준”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모터그래프 김한용기자 hy.kim@motorgraph.com